당신은 부처님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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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교대학 작성일13-08-11 06:39 조회9,664회 댓글0건본문
당신은 부처님 38
/10. 선시(禪詩)의 인불사상
/4, 소를 타고 소를 찾는구나
이런 선시가 있다.
“우습다. 소를 탄 자여.
소를 타고 다시 소를 찾는구나.
그림자 없는 나무를 베어다가
저 바다의 거품을 다 태워버리라.”
[可笑騎牛子 騎牛更覓牛 斫來無影樹 銷盡海中漚]
조선시대의 소요태능(逍遙太能, 1562-1649) 스님의
‘소를 탄 사람[騎牛子]’이라는 선시다.
선가에서는 마음을 찾는 일,
또는 부처가 되는 일을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하였다.
마음의 소라 하여 심우(心牛)라고도 한다.
그래서 부처님이 되는 과정인 소를 찾는 과정을 그린
심우도(尋牛圖)라는 그림이 유명하다.
소를 탄 사람, 소를 찾는 사람, 소를 먹이는 사람
등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난행과 고행을 하면서 소를 찾아 나섰지만
소는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정작 자신이 타고 있다.
찾아 나설 줄 아는 일이 벌써 그 찾으려는 소가 하는 일이다.
소가 아니면 그런 일을 할 수 없다.
부처가 아니면 어찌 부처가 되려고 몸부림을 칠 줄 알겠는가?
사람이 본래로 부처님인 것을 어디서 다시 찾는단 말인가?
알고 보니 소를 타고 소를 찾는 일을 하였다.
너무나 가소로운 일이었다.
그 당치도 않는 일이란 마치 토끼의 뿔과 같은 것이며,
거북의 털과 같은 일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그림자 없는 나무를 베어다가
바다의 물거품을 다 태워버린다니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아예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다.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찾는다는 것이 이와 같다.
부처님이 다시 부처님을 찾는다는 것이 이와 같다.
온 천지가 다 마음이며 부처님인데,
우주만유가 다 마음이며 부처님인데 무엇을 찾는다는 말인가.
진실로 가소로울 수밖에 없다.
천하에 마음을 찾는다는 나그네들은 이 말을 잘 명심해야 한다.
불교인들의 모든 신앙행위가
실은 모두 이 마음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마음을 찾는 일이 이와 같다면
반드시 다시한번 자신의 신앙행위에 대해서
잘 생각해 보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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