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부처님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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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교대학 작성일13-09-17 14:28 조회9,709회 댓글0건본문
당신은 부처님 44
/10. 선시(禪詩)의 인불사상
/10, 가도 가도 본래의 그 자리
가도 가도 본래의 그 자리요,
도착하고 도착해도 출발한 그 자리더라.
[行行本處 至至發處]
‘가도 가도’라는 그 간다는 행(行)은 사람이 걸어가는 뜻과 함께
불교에서 수행(修行)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수행하고 또 수행하더라도 수행하기 이전의 본래의 그곳이다.”라는
뜻이다.
수행이란 사람으로 태어나서 좀 더 다른 사람이 되어보려고
성인들이 소개한 여러 가지 방편을 사용하여
이런 저런 몸짓과 마음 짓을 하는 것을 말한다.
참선도 하고 염불도 하고 간경도 하고 주문도 외고 절도 하고
하는 등등의 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경지에 오르고 어떤 다른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는 일이다.
그러나 의전지시구시인(依前祗是久時人)이라는
선가(禪家)의 말과 같이 다만 예전 그때의 그 사람일 뿐이다.
만약 별다른 사람이 있고 별다른 법이 있다면
그것은 삿된 마군의 견해[若別有人有法則 是邪魔外道見解]다.
그 어떤 수행을 하든 다만 본래의 그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또한 별다른 사람은 되지도 않는다.
애초부터 별다른 사람은 될 수도 없는 일이다.
사람은 본래로 완전무결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부처라 하든 하나님이라 하든 중생이라 하든 상관없다.
그러나 대개의 수행하는 사람들은
별다른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래서 소영웅심리에 사로잡힌 사람들도 적지 않다.
설사 어떤 피나는 수행을 해서 어디에 이르렀다 손치더라도
처음 수행하기 전의 그곳이다.
지지발처(至至發處)다.
즉 사람으로서의 본래 그 자리다.
본래의 그 자리인 부처자리보다 높은 곳은 없기 때문이다.
본래 하나님자리인 그 자리보다 높은 곳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처음부터 이렇게 위대하고 훌륭한 존재다.
사람을 떠나서 다시 다른 경지를 기대하지 말라.
잘못하면 전도된 사람이 되고 미친 사람이 된다.
동진 출가하여 지금은 전설이 된 큰스님들을 많이 보아 왔다.
동산스님, 지효스님, 지월스님, 일타스님, 효봉스님, 구산스님,
경봉 스님, 향곡 스님, 춘성 스님, 전강 스님, 관응 스님,
운허 스님, 탄허 스님, 성철 스님, 지선 스님, 범룡 스님, 서옹 스님,
서암 스님, 월산 스님, 벽안 스님, 월하 스님 등
그야말로 지금은 전설이 되고도 남는 기라성 같은 큰스님들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천만다행으로 그들은 모두 변함없이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었다.
처음도 사람이고, 중간도 사람이고, 나중도 사람이었다.
결코 다른 존재가 아니었다.
그 얼마나 다행인가.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으로 가셨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가도 가도 본래의 그 자리요,
도착하고 도착해도 출발한 그 자리더라
[行行本處 至至發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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