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사 | 범종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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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2-05-21 10:57 조회5,964회 댓글0건본문
불교 사찰에서 소리와 관련 있는 것으로 사물(四物)이 있는데 범종(梵鐘),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版)을 말한다.
사물은 때를 맞춰 두드리거나 쳐서 소리를 내는 일종의 의식용 타악기인 동시에,
시방세계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한 소리 공양구의 의미를 지닌다.
흔히 사물을 함께 모아 범종각에 설치해놓는데,
범종각의 위치는 법당에서 볼 때 오른쪽에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실제로 사찰을 찾아가보면 예외없이 법당에서 볼 때 오른쪽에 범종각이 위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불교의 체용설(體用說)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체용설에서 체(體)는 본질을 말하고 용(用)은 작용을 말한다.
위치로 볼 때 체는 왼쪽에 해당하고, 용은 오른쪽에 해당한다.
따라서 소리 공양구인 사물이 용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것을 안치하는 범종각을 법당의 오른쪽에 두는 것이다.
범 종
일명 경종(鯨鐘)이라고도 불리며 이는 종의 꼭지에 장식되어 있는 용(포뢰)에 얽힌 전설에 연유한다.
포뢰는 동해에 사는 고래를 가장 무서워하기 때문에 고래 모양으로 깎아 만든 당(撞)으로 종을 치면
용이 놀라 큰 소리를 지르게 되고, 따라서 종소리도 우렁차게 울린다고 사람들은 믿었다.
절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범종을 울려 주위 사람들에게 시작을 알림은 물론
불사의 의식인 법요(法要)와 포교가 있을 때 그 개시를 알리기 위해 치기도 한다.
하지만 범종을 치는 본뜻은 지옥의 중생들이 모두 고통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얻도록 하는 동시에,
불법의 장엄한 진리를 깨우치게 하는 데 있었다.
성덕대왕신종의 명문(銘文)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지극한 도는 형상 밖에 포함되어 있어 그것을 보려 하여도 그 대원(大原)을 볼 수 없고,
대음(大音)은 천지에 진동하나 그것을 들으려 하여도 들을 수가 없다.
그러한 까닭에 가설(假說)을 의지하여 삼진(三眞)의 오묘함을 관하고,
신종을 걸어서 일승(一乘)의 원음을 깨닫는다.
夫至道包含於形象之外 視之不能見其原 大音震動於天地之間 聽之不能聞其響 是故 憑開假說 觀三眞之奧義 懸擧神鐘 悟一乘之圓音
실로 범종은 지극한 도와 대음을 깨닫게 하는 장치인 것이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범종 가운데 형식미나 예술미에서 손꼽을 수 있는 것은
신라시대의 평창 상원사 범종과 국립경주박물관 소장의 성덕대왕신종,
그리고 고려시대의 화성 용주사 범종과 조선 전기의 양주 봉선사 대종과 양양 낙산사 범종, 합천 해인사 홍치4년명 범종,
또 조선 후기의 김천 직지사 순치15년명 범종과 양산 통도사의 강희25년명 범종, 부산 범어사 옹정6년명 범종 등이다.
법 고
주지가 대중에게 설법하는 상당(上堂)과 보설(普說) 등의 법요식 때 쓰는 큰 북을 말하며,
북소리를 통하여 속세의 모든 축생(畜生)을 제도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북소리가 널리 세간에 퍼지는 것을 불법이 널리 퍼지는 것에 비유하며,
또 교법(敎法)이 중생의 번뇌를 없애는 것을 마치 진을 치고 있던 군대들이
전진하라는 북소리에 맞춰 적군을 무찌르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불경에는 대지(大地)가 18가지 모양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천고(天鼓)가 스스로 울린다고 하여 하늘북이라 하였고,
정법(正法)의 북을 쳐서 시방세계를 깨우친다고 하여 북을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용구로 여겼다.
예산 수덕사 법고각의 주련에 이런 송구(頌句)가 씌어 있다.
삼계는 마치 우물의 두레박처럼 돌고 돌아 三界猶如汲井輪
백천만겁의 많은 세월을 지내도다. 百千萬劫歷微塵
이제 이 몸 중생에서 제도 못하면 此身不向今生度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更待何生度此身
일반적으로 법고의 몸통은 나무로 만들고, 두드려서 소리내는 양면은 소의 가죽을 사용한다.
이때 암소와 수소의 가죽을 양면에 부착하는데,
이는 음양이 잘 조화되어야 좋은 소리가 난다는 믿음에서 나온 것이다.
목 어
목어고(木魚鼓), 어고(魚鼓), 어판(魚板)이라고도 하며 나무를 깎아 잉어 모양을 만들고 속이 비게 파내어 불사에 쓰는 기구이다.
물고기 모양을 취한 데에는 두 가지 유래가 전한다.
하나는 물고기가 언제나 눈을 뜨고 깨어 있으므로 그 모양을 따서 나무에 조각하고 두드림으로써 수행자의 잠을 쫓고 혼미를 경책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이야기는 옛날 한 승려가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고 옳지 못한 행동을 하다가 죽었는데
곧바로 물고기의 과보를 받았다.
그 결과로 등에 나무 한 그루가 나서 풍랑이 칠 때마다 나무가 흔들려 피를 흘리는 고통을 당하였다.
마침 그 스승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다가 물고기로 화현한 제자가 고통 받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스승은 수륙재(水陸齋)1)를 베풀어 물고기를 해탈하게 하였고,
물고기는 지난날의 잘못을 크게 뉘우치면서 등에 있는 나무를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
이 이야기와 함께 모든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통도사의 목어처럼 완전한 물고기 형상을 취하였으나
차츰 용의 머리에 물고기 몸을 취한 용두어신(龍頭魚身)의 형태로 변하였고,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습으로 정착되었다. 목어가 여의주를 물고 있는 것은
온갖 속박에서 벗어나 어떤 것에도 구애되지 않고 자유로운 대자재(大自在)를 얻은 물고기(중생 또는 보살)를 상징한다.
사찰에서는 항상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처럼 수행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뜻에서
물고기 모양으로 만든 목어를 두드린다.
또한 목어가 여의주를 물고 있는 것은 온갖 속박에서 벗어나 어떤 것에도 구애되지 않고 자유로운 대자재(大自在)를 얻은
물고기(중생 또는 보살)를 상징한다.
운 판
판형으로 주조하여 구름 모양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
운판에 새겨진 문양을 보면 구름 위에 해와 달을 좌우에 배치하였거나 전면을 구름 모양으로 채운 경우가 많다.
때로는 범어로 ‘옴마니반메훔’ 다섯 자를 새겨놓기도 한다.
원래 끼니때를 알리는 용도로 썼다고 하나, 요즘은 조석 예불 때 치는 의식용구로 사용된다. 운판은 공중을 날아다니는 중생을 제도하고 허공을 헤매 떠도는 영혼을 천도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설문』에서는, “음(音)이란 소리가 근원(중심)에서 생겨 나와 밖으로 적절히 조절된 것이고,
성(聲)이란 단순하여 조절된 것이 없는 음향을 말한다”(音 聲生於心有節於外謂之音 聲 單純而無曲折之音響者)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성은 원천적인 것이며, 음은 성이 조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물을 칠 때 나오는 소리는 근원적인 소리이다.
그래서 고음(鼓音)이 아니라 고성(鼓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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