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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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음보살이 맺어준 인연
삼화사에서 서북쪽으로 가파른 길을 따라 50분쯤 올라가면 관음암이란 작은 암자가 있다.
이 암자는 고려 태조 때 창건된 것으로 원래 이름은 지조암이었다.
이 암자는 작은 관음보살을 모시고 있는데 예로부터 그 영험함이 소문나 있다.

동해안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관음기도도량으로 지금도 사시사철 기도하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1956년 이 암자를 중건하면서 아예 이름도 관음암으로 고쳤다. 다음은 이 관음암 관세음보살의 영험 설화이다.
옛날 삼화사 아랫마을에 심씨 성을 가진 총각이 늙고 병든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심씨 총각은 얼굴도 잘생기고 마음씨도 착했으나 나이 서른이 다되도록 결혼을 못해 노총각으로 늙어 가고 있었다. 심씨 총각이 장가를 못 든 것은 집안이 가난해 아무도 딸을 시집보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심씨 총각은 삼화사 뒤 두타산과 청옥산에서 약초를 캐서 늙고 병든 홀어머니를 봉양했다. 약초를 캐러 갈 때면 늘 산중의 작은 암자 앞을 지나다녔다. 이 암자에는 스님 한 분이 관세음보살을 모시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심씨 총각은 매일같이 암자 앞을 지나다 보니 어느새 스님의 염불소리를 조금씩 흉내 내게 되었다. 깊은 산중에 들어가 있다가도 문득 목탁소리가 들리면 자신도 모르게 ‘관세음보살’을 불렀다.
어느 날 심씨 총각은 약초를 캐고 내려오는 길에 기도하는 스님한테 불쑥 이런 것을 물었다. “스님, 관세음보살한테 기도를 하면 정말로 소원이 성취되는 겁니까?”
스님은 총각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백 일 동안 열심히 기도를 해도 소원이 성취되지 않으면 내가 자네 소원을 성취하게 해주겠네.”
“스님, 정말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
총각은 그날부터 산에 가기 전 반드시 법당에 들러 관세음보살 앞에 세 번 절하고 돌아올 때도 그렇게 했다. 어느 날에는 점심으로 싸 가지고 간 강냉이를 관세음보살 앞에 공양으로 올리기도 했고, 또 어느 날에는 산나물을 뜯어 관세음보살 앞에 올리기도 했다. 이렇게 석 달 가까이 하다보니 비록 말 없는 불상이지만 친숙함이 느껴졌다.
이렇게 백 일이 다 되어 가던 어느 날 심씨 총각은 산으로 들어가다가 암자 앞에서 큰 비를 만났다. 총각은 약초를 캐러 갈 수도 없고, 다시 내려갈 수도 없어서 법당 추녀 밑에 앉아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으려니 무료해져서 맨땅에 줄을 그어 놓고 혼자서 고누를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혼자서 두는 고누라 재미가 없었다. 총각은 문득 법당의 관세음보살을 바라보았다. 관세음보살은 입가에 미소를 보일락 말락 총각을 바라보고 있었다. 총각이 관세음보살에게 말을 걸었다.
“관세음보살님, 저하고 고누 한 판 두시렵니까?”
관세음보살이 대답을 할 리가 없었다. 그래도 총각은 혼잣말로 다시 말했다.
“우리 내기를 합시다. 내가 이기면 보살님이 제 소원을 들어주시고, 보살님이 이기면 내가 보살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지요. 제 소원은 예쁜 색시를 얻어서 장가를 드는 것이니 그렇게 해주시면 됩니다. 보살님은 무엇이 소원인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말씀하세요. 고누는 세 판을 두어서 두 판을 먼저 이기면 승부가 나는 것으로 합시다.“
총각은 혼잣말로 약속을 하고는 고누를 두기 시작했다. 자기가 한 수를 두면 다음 수는 관세음보살의 수를 대신 두고, 그 다음은 다시 자기가 두고 했다. 첫판은 총각이 이겼다. 둘째 판은 관세음보살이 이겼다. 셋째 판은 막상막하 승부가 좀처럼 나지 않았다. 선수는 관세음보살이 잡고 있었다. 장고를 하던 관세음보살이 드디어 결정적인 한 수를 두었다. 승부가 나는 수였다. 심씨 총각은 한 수를 물리자고 억지를 부렸다. 관세음보살은 묵묵부답 말없이 웃고만 있었다. 총각은 벌떡 일어나 법당의 관세음보살한테 절을 세 번 하고 절값으로 한 수를 물리겠다고 했다. 심씨 총각은 얼른 한 수를 물리고 다시 두자 이번에는 보살이 지고 총각이 이겼다. 총각은 판을 쓸어버리며 관세음보살에게 말했다.
“보살님, 제가 이겼습니다. 그러니 제 소원을 들어주셔야 합니다. 제 소원이 무엇인지 아시지요? 예쁜 색시한테 장가보내 주시는 겁니다.”
총각은 관세음보살님한테 어리광을 부리듯 말했다. 그 사이 비는 그치고 저녁노을이 들기 시작했다. 총각은 기분 좋게 휘파람을 불며 산을 내려왔다. 그날 밤 총각은 꿈을 꾸었다. 하얀 옷을 입은 귀부인이 나타나 총각에게 말했다.
“나는 지조암에 있는 관세음보살이다. 오늘 너하고 고누를 두어서 졌으니 약속대로 예쁜 색시를 얻어 주겠다. 내일 약초를 가지고 장에 나가면 어떤 처녀가 약을 구하러 올 것이다. 그 처녀에게 약을 팔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꿈을 깨니 벌써 아침이었다. 총각은 약초를 들고 장에 나가 전을 펴고 앉았다. 조금 있으려니 어떤 처녀가 약을 사러왔다.
“이 약이 두타산에서 캐 온 것인가요? 지금 저희 아버지께서 몹시 위중하신데 이 약을 달여 먹으면 나을 수 있답니다. 저에게 이 약을 주신다면 무슨 일이든 다 하겠습니다.”
처녀는 약을 외상으로 달라고 했다. 급하게 나오느라고 돈을 가지고 오지 못했으나 반드시 갚겠다며 막무가내로 사정을 하는 것이었다. 심씨 총각은 할 수 없이 얼굴도 모르는 처녀에게 약을 외상으로 팔았다.
“나도 늙은 어머님을 모시고 있는 처지오. 사정이 그러하다니 약초를 외상으로 드리겠소. 그 대신 이 약을 드시고 아버님이 낫거든 꼭 찾아와 약값을 갚으시오.”
총각은 처녀에게 약을 주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왠지 기분이 좋았다.
며칠이 지났다. 날이 어둑어둑해지는데 문 밖에서 사람 찾는 소리가 났다. 총각이 밖으로 나가 보았더니 며칠 전 장에서 만난 처녀와 아버지로 보이는 노인이 서 있었다. 노인은 죽을 사람에게 약을 공짜로 준 총각을 치하하여 약값을 갚으러 왔다며 약값을 물었다.
“약값이 좀 비쌉니다. 노인장의 딸을 저에게 주시면 약값으로 받겠습니다.”
뜻밖의 제안에 노인이 약간 주저하는 듯했다. 그러나 심씨 총각을 찬찬히 살펴보니 몸도 건강하고 마음씨도 착해보였다. 노인은 그 자리에서 혼인을 승낙했다. 이리하여 심씨 총각은 드디어 장가를 들게 됐다.
꿈 같은 첫날 밤. 심씨 총각은 아내의 옷고름을 풀며 지나간 세월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지조암 관세음보살하고 고누를 둔 얘기며, 그날 밤에 꾼 꿈 얘기를 털어놓았다. 남편의 얘기를 들은 아내도 비슷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사실은 저도 지조암 관세음보살님한테 아버지 병을 낫게 해 달라고 백일기도를 했지요. 기도가 끝나던 날 꿈을 꾸었는데 어떤 귀부인이 나타나 장에 가 보라고 해서 간 것입니다.”
얘기를 나두던 두 사람은 무엇인가 짚이는 데가 있었다.
날이 밝자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절을 찾았다. 법당에 들어가 세 번 절을 하고 관세음보살의 상호를 살펴보니 두 사람의 꿈에 나타난 귀부인의 얼굴과 똑같았다. 두 사람은 그 때서야 지조암 관세음보살님이 부부인연을 맺게 해준 것을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은 관세음보살 앞에 무수히 절을 하며 소원을 이루게 해준 것에 감사했다. 심씨 총각은 이후 아내와 열심히 일을 해서 재산도 많이 불리고 아들과 딸도 많이 낳아 행복하게 살았다.
그 후부터 이 암자에는 관세음보살께 기도를 하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하여 기도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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